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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대책 후폭풍]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 9억인데 홍남기 "9억이상 자금출처 조사"
정부가 서울 등 수도권에 13만2000가구를 추가 공급하겠다고 발표했지만, 부동산 시장의 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대규모 공급 계획이 시장 안정을 가져올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정부의 준비 부족과 '반(反)시장적' 태도가 속속 드러나면서 주택 수요자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5일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9억원 이상 고가주택 매매 자금 출처를 상시 조사하겠다"고 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7월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9억2787만원이어서, 앞으로 서울에서 아파트를 사고파는 사람의 절반은 정부로부터 자금 출처 조사를 받을 수 있는 셈이다. 부동산 전문가 사이에선 "대규모 공급 대책을 발표한 후, 정부의 경제 수장이 곧바로 주택 수요자에게 협박성 '엄포'를 놓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다.
부동산 정책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 박선호 1차관은 이날 오전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집값 현상 유지가 아니라 더 떨어뜨리는 게 정책 목표"라고 했다. 박 차관은 이어 "공급이 부족하지 않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면서 "이번 대책은 2023년 이후 충분한 공급을 위해 준비한 것"이라고 했다. 박 차관의 발언이 알려지자 온라인에는 "공급이 충분하다면서 8·4 대책은 왜 발표한 건지" "이전 부동산 대책은 죄다 집값 올리는 정책 아니었던가"라는 반응이 쏟아졌다. 한 시중은행 부동산 담당자는 "정부가 시장에 개입해 인위적으로 가격을 조정할 수 있다는 근거 없는 자신감이 문제"라며 "결국 8·4 대책도 '주택은 이미 충분한데, 투기 세력이 집값을 끌어올린다'는 잘못된 진단을 근거로 만든 것 아니냐"고 했다.
부동산 대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국토부의 '불통'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높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는 정치적 고려 없이 서울 지역에 주택을 최대한 많이 공급한다는 원칙이었다"며 "이를 위해 비정상적으로 멈춰 있는 민간 재건축의 정상화를 주장했는데, 정부는 현실성이 떨어지는 공공 재건축을 발표했다"고 말했다.
August 05, 2020 at 11:1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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