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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nesday, November 4, 2020

“올해는 넘기면 안될까요?”… 코로나로 건강검진 미룬 1100만명 ‘발 동동’ - 조선비즈

ajianmata.blogspot.com
입력 2020.11.05 06:00

회사원 김모(37)씨는 4일 대기접수를 걸어둔 서울의 한 병원 건강검진센터로부터 예약이 완료됐다는 전화를 받았다. 지난 주 건강검진을 위해 다섯 곳의 병원에 문의를 했지만, 연말까지 예약이 잡혀있어 부득이하게 접수한 대기예약이 잡힌 것이다.

김씨는 "회사로부터 연말까지 건강검진을 받지 않으면 과태료를 내야 한다는 안내를 받고 부랴부랴 예약전화를 돌렸지만, 접수가 안돼 내심 걱정을 했었다"며 "코로나 사태로 건강검진을 미뤄온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려 검진을 못 받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김씨처럼 운좋게 건강검진 예약에 성공했지만, 코로나 감염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고민하는 사람들도 늘었다. 회사원 강모(40)씨는 "최근 건강검진을 다녀온 직장 동료로부터 건강검진을 받으러 병원에 갔더니 예년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몰렸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과태료 문제 때문에 검진을 취소할 수도 없어 난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 회사원이 불안한 표정을 지으며 위 내시경 검진을 받고 있다. /일러스트=안병현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올 상반기에 건강검진을 받지 않은 사람들이 연말 예약 접수에 한꺼번에 몰리면서 검진 예정자들의 코로나 감염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4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달까지 건강검진 수검률은 절반에도 못 미치는 43%로 집계됐다. 전체 검진 대상자 2056만명 중 약 900만명만 건강검진을 받은 것이다. 아직 검진을 받지 않은 약 1156만명이 두 달 안에 건강검진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 됐다.

11월과 12월로 예약자들이 몰리면서 병원 건강검진센터는 북새통을 이루기 시작했다. 서울 한 병원의 건강검진센터 관계자는 "상반기에는 코로나 때문에 사람들이 병원에 오기를 꺼려해 많아도 하루에 50명 정도가 검진을 받았었다"며 "지금은 매일 250명~300명 정도가 검진을 받으러 온다"고 말했다.

사람들이 몰리자, 코로나 감염 불안감 때문에 올해는 검진을 포기하겠다는 이들도 늘어나는 분위기다. 대학원생 송모(33)씨는 "코로나에 걸릴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건강검진을 받을 필요성은 못 느낀다"며 "올해는 검진을 받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주부 김모(58)씨도 "사람이 몰리면 대기 시간도 길어지고, 그만큼 병원에 오래 있어야 해 불안하다"며 "다음달로 예약한 검진을 취소할까 고민 중"이라고 했다.

문제는 직장인이다. 직장인들은 건강검진을 받지 않으면 사업주가 정부로부터 과태료 처분을 받기 때문에 의무적으로 검진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회사는 1년에 2회 이상 건강검진을 받으라는 안내만 하면 책임을 면하기 때문에 과태료 부담을 직장인 개인이 져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올해 건강검진을 받지 않은 직장인이 550만명 정도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한 대기업 경영지원과 과장은 "최근 건강검진을 미룬 직원들로부터 올해 검진을 안 받을 수는 없는지 문의를 많이 받았다"면서 "아직까지 감독 부처인 고용노동부에서 코로나를 이유로 한 면책 등 지침을 준 적이 없어 검진을 꼭 받으라는 안내를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부도 이와 관련한 문제를 인식하고 대책 마련을 고심 중이다. 정부가 내년 상반기까지 건강검진을 유예시켜줄 경우, 검진을 미룬 직장인들이 내년에 건강검진을 두번 받아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에 건강검진 면제에 대한 세부적인 방침을 세워야 하는 상황이다.

손필훈 고용노동부 산업보건과장은 "직장인들이 올해를 건너뛰고 내년 상반기에 검진을 받을 경우 내년도 건강검진을 면제해줘야 하는지 등의 문제가 생긴다"며 "아직 기간이나 방법 등에 대해 정해진 건 없지만, 코로나 사태라는 특수한 사정을 감안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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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ember 04, 2020 at 01:00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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