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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August 15, 2020

아사히 “정권 역사관 의심받을 사태”…일 장관 야스쿠니 참배 비판 -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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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패전일 맞아, 일본 정부 퇴행적 모습 보여
15일 에이(A)급 전범들이 합사된 일본 도쿄의 야스쿠니 신사에서 일본 제국주의 군복을 입고 전범기 ‘욱일기’를 든 이들이 당시 전몰자를 추모하며 행진을 하고 있다. 도쿄/EPA 연합뉴스
15일 에이(A)급 전범들이 합사된 일본 도쿄의 야스쿠니 신사에서 일본 제국주의 군복을 입고 전범기 ‘욱일기’를 든 이들이 당시 전몰자를 추모하며 행진을 하고 있다. 도쿄/EPA 연합뉴스
“정권 전체의 역사관이 의심받을 사태다.” 태평양전쟁 패전일인 15일 아베 신조 내각의 각료 4명이 에이(A)급 전범들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데 대해 일본 주요 일간지인 아사히> 신문이 강하게 비판했다. 아사히>는 16일 ‘각료 야스쿠니 참배, 의문시되는 정권의 역사관’이라는 제목으로 200자 원고지 5매 분량의 사설을 통해 아베 내각의 야스쿠니 참배를 비판했다. _______
“과거 잘못 잊고 전쟁 이전 역사 정당화”
사설은 “전쟁 희생자를 애도하는 마음은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다. 그러나 군국주의를 뒷받침한 국가 신도(神道)의 중심시설을 현재의 정치지도자가 참배하는 것은 유족이나 일반인들이 합장하는 것과는 전혀 의미가 다르다”며 “야스쿠니 신사에는 도쿄 재판에서 전쟁 책임을 추궁받은 에이급 전범도 합사돼 있다. 침략 피해를 본 국가들을 중심으로 일본이 과거의 잘못을 잊고 전쟁 이전의 역사를 정당화하려는 것으로 해석될 만하다”고 비판했다. 사설은 “아베 총리가 2013년 말에 한 차례 야스쿠니 참배를 한 뒤 가지 않는 것은 주변국과의 외교에 미치는 악영향 등을 고려한 결과일 것”이라며 “그러나 (아베 총리가) 각료의 참배를 계속 묵인한다면 (각료들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사설은 이어 아베 총리가 전날 ‘전국 전몰자 추도식’에서 한 연설에서 ‘역사’라는 단어가 사라지고 ‘적극적 평화주의’라는 단어가 등장했다며 “위태롭다”고 지적했다. 사설은 “(총리는 그동안) ‘역사를 겸허히 대하고’, ‘역사를 직시하고’, ‘역사의 교훈을 가슴 깊이 새기고’ 등 표현은 다르지만, 매년 반드시 역사를 언급해 왔는데, 올해는 없어졌다”며 “대신 등장한 것이 적극적 평화주의다. 미래를 강조한 것일 수 있지만 ‘집단적 자위권 행사의 일부 용인’, ‘무기수출 3원칙 철폐’ 등이 적극적 평화주의라는 이름 아래 진행돼 왔음을 생각하면 위태로움을 금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사설은 “전쟁 경험자가 줄고 기억이 희미해지는 지금이야말로 역사를 마주할 필요가 있다”며 “아베 총리는 5년전, 전후 70주년 담화에서 ‘정치는 역사에서 미래의 지혜를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그 말을 잊은 것일까”라고 끝맺었다.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환경상이 15일(현지시각) 야스쿠니 신사를 직접 참배하기 위해 신사에 도착했다. 도쿄/로이터 연합뉴스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환경상이 15일(현지시각) 야스쿠니 신사를 직접 참배하기 위해 신사에 도착했다. 도쿄/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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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료들, 4년 만에 야스쿠니 참배…8년만에 최다
아베 내각의 각료 4명은 태평양전쟁 패전 75주년인 15일 야스쿠니 신사를 직접 참배했다. 고이즈미 신지로 환경상(장관), 하기우다 고이치 문부과학상, 에토 세이이치 영토담당상, 다카이치 사나에 총무상 등이다. 일본 각료가 패전일에 맞춰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것은 2016년 총무상이었던 다카이치 총무상과 마루카와 다마요 당시 올림픽담당상 이후 4년 만이다. 인원 수는 2012년 2차 아베 내각 출범 이후 가장 많았다. 앞서 야스쿠니 신사 각료 참배자는 2013~2015년에 각 3명이었고, 2016년 2명, 2017~2019년에는 없었다. 하기우다 문부과학상은 참배 후 기자들에게 “부전(不戰)의 맹세를 새롭게 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에토 영토담당상은 한국과 중국이 반발할 것이라는 지적에 “(전몰자 추도 방식은) 중국이나 한국의 얘기를 들을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5일 신원불명 전몰자의 유골을 안치한 시설로 야스쿠니 신사 인근에 조성된 ‘지도리가후치 전몰자묘원’을 찾아 헌화하고 있다. 도쿄/AP 연합뉴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5일 신원불명 전몰자의 유골을 안치한 시설로 야스쿠니 신사 인근에 조성된 ‘지도리가후치 전몰자묘원’을 찾아 헌화하고 있다. 도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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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는 공물 봉납…‘역사’ 대신 ‘적극적 평화주의’ 연설
아베 총리는 직접 참배하지는 않았지만 야스쿠니 신사에 또 공물을 바쳤다. 아베 총리는 이날 다카토리 슈이치 자민당 총재 특별보좌관을 통해 자민당 총재 명의로 야스쿠니 신사에 봉납할 나무장식품인 ‘다마구시’(비쭈기나무에 흰 종이를 단 것) 비용을 보냈다. 다카토리 보좌관은 아베 총리가 “평화의 초석이 된 전몰자에게 진심으로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바쳐 영령의 평화와 항구적 평화를 기원하고자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아베 총리는 2차 집권 1년 뒤인 2013년 12월 야스쿠니 신사를 직접 참배했으나 그 뒤로는 종전일과 봄·가을 제사인 춘·추계 예대제 때 공물만 보내고 있다. 이는 야스쿠니 신사 참배가 침략 전쟁을 용인하는 행위로 보는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의 반발을 사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물 봉납도 침략전쟁을 이끈 사람들에 대한 예를 표하는 성격이어서 논란거리가 돼왔다. 아베 총리는 이날 도쿄 지요다 구에 있는 ‘닛폰부도칸’(일본무도관)에서 열린 종전 75주년 ‘전국전몰자추도식’에서 “적극적 평화주의 기치 아래 국제사회와 손잡고 세계가 직면한 다양한 과제 해결에 지금 이상으로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가 2012년 12월 두번째 집권 이후 패전일 행사에서 ‘안보는 자력으로 지켜야 한다’는 의미인 적극적 평화주의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베 총리는 그동안 국회 시정방침 연설 등을 통해서만 적극적 평화주의를 주장하며 자위대 근거 조항을 헌법에 명기하는 방향의 개헌을 추진하는 명분으로 내세웠다. 일본 정부는 종전일이자 패전일인 매년 8월 15일 전국전몰자추도식을 열어 일제가 일으킨 태평양전쟁 당시 숨진 자국민을 추모하고 있다. 전사한 군인·군무원 등 약 230만명, 미군의 공습과 히로시마·나가사키 원폭 투하 등으로 숨진 민간인 약 80만명 등이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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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ust 15, 2020 at 08:37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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